내 이야기
AI는 나를 대신해주지 않는다
자전거를 산다고 운동하는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AI라는 좋은 도구를 쓰기 전에 내가 원래 무엇을 하던 사람인지 돌아본다.
좋은 도구를 얻는 것과 그 도구를 사용할 행동·의지·판단을 갖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을, 자전거와 AI를 통해 정리한다.
AI의 가장 큰 가치는 나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데 있지 않고, 내가 이미 가진 지식과 경험과 판단을 더 빠르고 넓게 확장하는 데 있다.
AI에게 무엇을 시킬지 정하기 전에 내가 반복해 온 일과 이미 판단할 수 있는 일을 먼저 돌아본다.
어떤 물건을 구매하고 싶어질 때면 나는 항상 한 번 돌아본다.
나는 원래 이 행동을 하는 사람인가?
예를 들어 아주 예쁜 자전거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자전거를 사고 싶어졌다고 해보자.
그때 나는 자전거를 산 뒤의 나를 상상하기보다 지금의 나를 먼저 살펴본다. 나는 자전거를 탈 줄 아는가. 평소에 운동하는 사람인가. 실제로 꾸준히 할 수 있는가.
자전거를 사면 운동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대부분 생각처럼 이어지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먼저 운동해본다. 그것이 어느 정도 지속되고, 자전거라는 도구가 있으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 구매한다.
자전거를 구매한다고 해서 내가 갑자기 자전거로 운동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도구가 행동까지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좋은 도구가 있다고 해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행동과 의지, 판단까지 함께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용하지 않는 좋은 도구는 낭비와 손해가 될 수도 있다.
AI가 빠르게 발전하고 보급되는 지금, 나는 AI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같은 AI를 사용하는데도 어떤 사람은 이전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반면, 어떤 경우에는 사람이 직접 했을 때보다 못한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생기는 것일까.
나는 그중 하나가 내가 원래 하던 일에 AI라는 도구를 도입한 것인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AI는 초능력이 아니라 확장 도구다
지금은 때때로 AI가 마치 마법처럼 느껴진다. 내가 하지 못했던 일까지 무엇이든 가능하게 해주는 초능력을 얻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AI를 통해 이전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AI의 가장 큰 가치는 나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데 있다기보다,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 판단을 바탕으로 이미 하고 있던 일을 더 빠르고 넓게 확장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던 일을 최적화하고, 반복되는 과정을 효율화하고, 같은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그렇다면 AI를 도구로 바라볼 때 먼저 물어야 할 질문도 비슷하지 않을까.
나는 AI에게 무엇을 시킬 수 있는가가 아니라, 나는 원래 무엇을 하고 있던 사람인가.
자전거를 산다고 운동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AI를 사용한다고 해서 내가 전혀 다른 인간이 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